부동산/서울한복판에 집짓기

잊어버리기 전에 집짓기 과정 간단 정리

무늬만엄마 2015. 7. 16. 22:40

집을 짓기 전 그래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집을 짓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아무튼 큰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느낌은 "좋구나" 이다.

 

상당 부분을 남편이 진행하긴 했지만.. 신경 쓸 일은 여전히 많다...

이전에 토지별도등기를 해결할 때도 그랬지만 참 많은 고민들을 해야 하는 것을 사서 하는 것도 내 업보구나 라는 라는 생각이 마구 들기는 한다. 아무튼 더 잊어버리기 전에 집 지었던 히스토리를 좀 정리해 보도록 한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2014년 2월 : 남편이 혼자 설계사무소를 찾아 기본 설계를 마치고 왔다. 기본 설계비용이 들어간다.

집을 지어도 될 지 의사 결정을 한다. - 비용 발생

그냥 팔아버리고 새 집을 사서 이사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다.

독립문역 40평대 방 4개짜리 아파트가 6억 대 분양이던데 하며 주변 아파트 단지를 돌아본다.

 

2014년 4월 : 기본 설계를 바탕으로  본 설계를 들어간다. - 생각보다 많은 시간 소요.

그 작은 땅에서 다시 도로로 세 평이나 내놓아야 한다. 다시 접을까 심각하게 고민.

이 동네는 건폐율이 60%, 용적율이 200%이다.  고로 33평에서 3평이 빠지면 건물 면적이 66평에서 60평 미만으로 줄어든다는 얘기이다.

33평이면 19.8평을 베이스로 가져갈 수 있지만  30평이면 18평을 베이스로 가져가야 한다. 

격렬한 고민 끝에 결국 집을 짓기로 했다. 

서촌을 벗어나기 싫다는 단순한 이유로. 그리고 남편의 강력한 의지로.

 

2014년 4~6월 : 직영공사을 할 것인지 위탁을 할 것인지 의사 결정을 한다. - 부가세 여부와 나와 남편의 공수여부가 결정됨.

그리고 집을 지어 줄 건설업체를 찾는다. - 집 건축과 관련된 좋지 않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 정말 고민스러웠음.

건축사님의 소개로 좋은 분을 만나 계약을 했다.

계약금액은 깎지 않았고 최종 금액에서 백만원을 추가로 넣어 계약하고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2014년 6월 : 최종 비용을 산정하고 돈을 준비한다. - 여기에는 취등록세 등 부가 비용도 꽤 많이 들어가며 결국 예산의 15% 이상이 초과되었음. 심지어 벌금도 냄(멸실신고를 늦게 해서).

예산 +  20%는 버퍼를 잡아 두어야 마음이 편함.

다행히 전에 별도등기 해제한 아파트가 10월 경 팔려 자금 융통이 되어 한숨 돌릴 수 있었음.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모든 프로젝트는 최소 20%의 버퍼(시간, 비용 등)은 안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 미리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참 힘들었을 뻔 했던 집짓기였다.

 

2014년 7월 ~ : 집을 짓는다. -  7월 20일 경 주택을 허물음.

집을 짓는 동안 예상만큼은 아니었지만 적지 않은 골치 아픈 일들이 발생했다.

공무원이 별 거 아닌 걸로 트집을 잡아 승인을 미루고(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이고, 법적 문제도 없는...)

그래서 모든 일정이 며칠 ~ 몇 주 미뤄지고(이 부분도 직업병이 발동하다 보니 예상 가능해 스트레스는 덜 받았다...) 

동네 주민들이 아무 것도 아닌 걸로 전화를 건어 항의를 했다. 전부는 아니고 유난히 한 빌라에서만 몇명이 민원 거리도 안되는 걸로 시비를 걸어왔는데 이건 남편이 모두 받아서 처리했다. 내가 직접 전화를 받았으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예상외로 집을 짓는 것 자체는 잘 진행되었다.

다만 남편은 12월 말 완공, 사장님은 1월을 넘긴다고 하셨고, 나는  2~3월 정도가 되어야 입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터라...

다행히 집짓는 동안 살았던 집이 동생이 구매한 집이라 몇 달 정도 사는 기간이 늘어나도 거주에 대한 부담이 적었던 터였다.
집짓는 기간에 다른 곳에 세를 살아야 한다면 예상 기간에서 20~30%는 더 걸릴 거라고 생각하고 집을 구해야 한다.

 

사용승인은 3월 중순에야 받았고 입주는 말에는 함. 이 와중에 태양광신청도 하고 전광판도 설치함.  

여기서 미스는 설계사무소에서 관련 일들을 알아서 해줄 거라고 생각했으나  놓친 게 있었다.

기존 주택을 철거하면 구청에도 신고해야 하지만 등기소에 주택 멸실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걸 안해서 주택 소유권 등기를 할 때 멸실등기를 같이 하면서 벌금을 냈다. 돈도 돈이지만 법원에서 등기 받고 깜짝 놀라서 마음이 상함.(이걸 4월에 함)

 

그리고 감안하고는 있었지만 준공이 늦어져 잠시 살던 동생 집에서 사는 기간이 늘어난 것은 정말 힘들었다. 방2개 화장실 1개인 집에서 6명이 살아야 했기 때문) 그나마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아 다행이었음. 

 

집 완공 시점 즈음 에어컨 위치와 배관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찌 어찌해서 에어컨 배관을 다시 했다. 

세면대, 변기, 전등, 에어컨 등은 모두 직접 사서 주었고 시공만 업체가 해주었다. 

에어컨은 시스템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별도로 설치하는 것으로 했다. 유지보수 비용과 고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그 편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했다. 에어컨은 모든 방과 3층, 4층 거실에 설치해 총 6개를 설치했다. 

세면대는 화장실 크기가 작은 점을 고려해 미리 봐둔 세비앙에서 나온 모델로 통일했고, 변기는 부모님 거래처 하시던 도기 가게에서 대림으로 가져왔다. 세면장도 화장실 크기에 따라 각각 골라 왔고, 휴지걸이 등은 서비스로 주셨다. 

3층과 4층 올라가는 계단쪽 등에는 책장들을 계단을 만든 목수에게 부탁하여 전체적으로 동일한 자제로 만듬.- 비용은 가구사는 것보다는 많이 들어서 예산에서 수백 만원이상의 초과 비용이 발생하게 되었음. 물론 인테리어 업체에게 의뢰해서 짜는 것보다는 저렴하게 들었음.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

 

창문이 생각보다 작아 가구와 가전제품들을 들여오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어찌어찌 다 들여와서 설치하는 데는 성공했다. 특히 가구는 거의 해체해서 들여와 다시 재조립해야 했고, 가구 배송온 분이 너무 고생해 별도의 수고비를 드려야 했다. 냉장고도 덕분에 원래 생각했던 큰 도어가 아니라 원도어짜리 냉장-냉동-김치 깊이가 좀 작은 인테리어 모델로 설치했는데, 사용하다 보니 이걸로 하길 더 잘한 듯 싶다.

 

2014년 12월 : 태양광 - 처음에는 비용 및 설치 과정의 문제로 인해  약간 스트레스를 받았으나 옥상에 의도치 않은 지붕이 생긴 셈이라 여름이 된 지금은 옥상 지열이 바로 내려오지 않아 4층이 조금 덜 덥다. 게다가 겨울 ~ 봄 사이 축적된 전기로 지금은 에어컨을 빵빵 틀고 살고 있음. 그래서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2015년 3월 : 드디어 사용승인 완료. 4일 동안 보일러를 틀면서 베이크 아웃하고 입주.

이사날 잡는 것과 포장이사를 할 것인가 조금씩 나를 것인가를 두고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결국은 결국은 조금씩 날랐다.

도저히 포장 이사를 할 수 없는 구조라... :( 포장이사비 200만원 아낌? 

 

2015년 4월 : 물난리 발생. 

1)옥상에서 잔디밭에서 물이 새 4층 창으로 떨어짐... 2) 보일러가 3, 4층이 거꾸로 시공된 것을 발견하고 다시 연결하는 과정에서 3번에 걸쳐 누수 발생 3) 대박 누수 사건인 3층 화장실 누수 발생. 부품 중 하나가 깨졌다는데 3층 상윤이방 물난리 및 1, 2층으로 물 새어 내려가 2층 페인트칠 일부 다시 함. 3층 올라오는 계단벽에는 곰팡이 반점 발생함. 그래도 다행인 거는 공사업체에서 바로바로 와서 조치해 줌. 그 와중에 1층 세입자가 수도꼭지 막는 과정에서 사고 발생. 또 누수. 동네 아저씨 2만원 받고 배째라 하심. 결국 전문 업체 불러서 해결.

 

모든 서류작업 및 셀프등기 모두 완료. - 집 두채 멸실등기, 소유권 취득 등기. 취등록세. 소유권 이전 등기, 다시 취득세(바보 같은 일을.... ㅠㅠ)

1, 2층 상가 모두 원하는 대로 사무실 종류로 임대 완료. 그리고 임대사업자 등록까지...

 

2015년 5월 : 임대료 처음 받고 감동.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세무소 방문하여 배움!)

 

2015년 7월 :  

에어컨 차단기가 혼자 계속 떨어짐. 에어컨 다 빼고 나가도 낮동안에 혼자 떨어져 있음. 에어컨 가동은 정상. 한 달동안 고민하다 전기업체 부름. 차단기를 빈 다른 곳으로 연결하니 안떨어짐. 차단기 불량 또는 너무 민감 증상때문이라고 하셨다.

 

집을 짓고 나서 좋은 점

- 집에 쇼파가 있는 거실 대신 원목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카페 분위기의 공간을 둠. 집전체를 카페 분위기로 구성. 자작나무 원목 + 흰색. 느낌 좋음. 쇼파가 없는 건 약간의 불만.

- 각자의 방이 생김. 특히 애들.

- 여름에도 가끔은 보일러를 틀어주셔야 하는 부모님과 우리 공간에 보일러를 분리 설치함. 그래서 우린 시원하게 부모님은 따뜻하게 사실 수 있음. 도시가스비 절감.

- 화장실도 세개!(남편이 극구 주장하여) 물론 원룸 화장실 같이 매우 작음. 그래서 세비앙 올인원 세면기+샤워기+해바라기샤워기 구비함. 
 그래도 화장실을 세개 만든 건 정말 잘한 것 같다. 

- 작은 공간에 6명이 살아야 하나 공간이 잘 구분되어 있어 살기 매우 편함. 이래서 제대로 된 설계사무소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됨.(삼간일목) 창문이나 바람 지나가는 길도 잘 만듬.

- 옥상이 좋음

 

나쁜점

- 빚이 많아짐. 회사를 열심히 다녀야 함.

- 화장실이 너무 작음. 하지만 작아도 괜찮기는 함.

- 집이 작아서 쇼파나 안마의자를 두고 싶은데 공간이 나오지 않음.

- 생각해보니 별 거 없구나...

 

결론... 아직까지는 만족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