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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프로젝트 #01] 집에 꼭 필요한 것 정하기

무늬만엄마 2017. 7. 20. 15:58

집을 지으면서 꼭 반영해야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개인적인 소망들, 가족 구성원의 소망들, 필수적인 소망, 그냥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

인생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모든 것을 반영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일단 땅이 매우 작았기 때문에 지을 수 있는 집의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정말로 필수적인 요소들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는 협의하여 선택합니다.

모든 요구 사항은 비용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이 세세히 협의되지 않으면 집짓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하게 되며 이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져오게 됩니다.


주거 공간에 한해 필수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방은 4개가 필요함(부모님, 우리부부, 아이들 각 1)

- 주방과 거실은 2개가 필요함(남편)

- 욕실은 작아도 좋으니 3개 필요(남편)

- 태양광 설치할 것임(남편)

- 천정 노출 시공(배관이 깔끔하게 처리되고 혹시 누수 등 문제 발생 시 처리 쉬움)(남편)

- 가구를 미리 선정하고 여기에 맞추어 방크기와 문, 창문의 위치를 조정)


- 붙박이 책장이 들어갈 곳 선정(마감재와 동일한 자작나무로)


기타 요구 사항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이 외에도 남편이 수시로 의견을 내서 반영한 것들이 있습니다.

- 인왕산이나 북악산이 보이게 4층에 통창 (남편)

- 숨어 있는 공간 최대한 확보하여 창고로 활용하도록  (남편)

- 에어컨 설치 시 배관 안보이게 할 것(나)

- 방 한가운데 동그란 형광등 절대 안됨(나)

- 현관에 외출복/겉옷을 걸어 놓을 수 있는 공간 확보(나) - 이 공간은 유용하게 사용중입니다..


이 모든 것을 설계사무실에 얘기했고, 최대한 반영해 주었습니다.



살다보니 좋은 점이 많지만 나쁜 점도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 3층과 4층 사이에 공간이 한평 정도 틔여 있는데 소통의 공간이라 좋기는 하지만 시끄러움. 특히 3층에서 TV 보거나 4층에서 음악을 들으면 온 집안에 들림.

- 옥상 서재(옥상 서재가 있어서 좋긴 한데 여름에 덥고 겨울엔 추움)

- 거실에는 쇼파를 두지 않고 탁자와 의자들을 두어 카페 분위기를 냄 - 쇼파가 없으니 조금은 불편

- 전등 색을 주광색으로 한 것. 부모님방만 형광색으로 하고 나머지는 모두 노란등으로 했는데... 나이가 드니 눈이 침침해져서인지 가끔씩 어둡다는 느낌이... 그래도 노란색이 더 예쁘기는 함. 

레일등은 입맛에 맞는 전구와 전등색을 선택할 수 있어서 일부는 주광색으로 바꾸어 사용중.


그리고 살다 보니 꼭 필요했는데 빼먹은 것

 - 현관이나 출입구에 신발장, 물건들이나 쓰레기 등을 모아 둘 수 있는 전실



저희의 요구 사항들은 거의 다 반영되기는 했는데 몇 가지 빼먹고 진행된 것도 있었고 에어컨 배관도 되지 않았었고, 노출 천장은 남편이 계속 얘기했으나 시공사 사장님이 그냥 마감해 버렸습니다.

물론 붙받이 책장 등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것들은 사전에 다 협의하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노출 천장은 구현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물이 몇차례 샜는데 노출천장이었더라면 좀 더 빨리 대응하고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고 있습니다.


총 비용은 원래 세웠던 예산의 20% 이상이 추가로 들어갔습니다.

이 중 10%는 붙박이 장들과 현관문, 베란다와 옥상 등에 추가로 설치한 계단 등등 처음부터 완공 후 추가로 하기로 계약한 부분이었고, 나머지 10%는 예상치 못하게 이래저래 들어간 비용 입니다. 공사 기간도 6~7개월이 아닌 남편이 요청한 12월 말, 건축업체 사장님이 얘기한 1월말을 훌쩍 넘긴 3월 초 준공이 났고, 추가 마감공사로 3월 말에나 입주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거의 9개월이 걸렸네요. 처음부터 비용이 20~30% 정도는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엄청 스트레스 받았을 것 같습니다.
임시 거주 장소도 좁아서 불편하긴 했지만 기간에 구애 받지 않는 곳이라(동생집) 괜찮았지만 만일 임대였고 이를 3개월 정도 연장해서 살게 된 거였으면 이로 인한 비용과 스트레스도 꽤 컸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잘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